눈이 시릴정도로 바람이 불어댄다.
휘이잉~~~겨울바람같이 차다.
머리카락은 개업집 앞에 사지를 펄럭이는 인형같이 뒤흔드니
잠깐 바람이 멎는 순간 유리에 비치는 내몰골이 아주나 가관이다.
길거리 나뭇잎들은 쓰레기들과 뒤섞여
왈츠를 춰대며 어디론가 흘러간다,
춥다,,,,
그 더웠던 여름엔 그렇게도 기다려지던 가을였건만,,,
춥다는 말,,절~~대루 안할꺼라구 해놓곤 배신때렸다.
오늘은,,,궁뎅이에도,,,팔에도 주사 한대씩 맞았다.
다시 시작된 감기 때문에,,,우라질 감기,,,
집에 들어오다 화단에
노랗게 핀 국화를 멍~하니 쳐다본다.
볼품없이 잿빛으로 변해버린 꽃들은
기죽은듯이 고개를 떨구고 움츠려있다.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는건
지는 꽃잎이 안타까워서,,,아니다.
바람이 차가워서,,,아니다.
아직은 안되는데,,,해야 할일이 많아,,,아직은 안되는데,,,
세월 앞에 자꾸만 약해져가는 내 정신과 육체,,,
바람을 맞으며 멍~~촛점없는 눈은
시들어져가는 꽃잎에 머문다.
흐르는 눈물은 따뜻하다,,,
그리고 짭다,,,
가을 햇살이 따뜻하다.
정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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