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언연의 늪/◈ 감성 엣세이

세월 앞에 자꾸만 약해져가는 내 정신과 육체

보라비치 2009. 10. 20. 12:52

눈이 시릴정도로 바람이 불어댄다.

휘이잉~~~겨울바람같이 차다.

 

머리카락은 개업집 앞에 사지를 펄럭이는 인형같이 뒤흔드니

잠깐 바람이 멎는 순간 유리에 비치는 내몰골이 아주나 가관이다.

 

길거리 나뭇잎들은 쓰레기들과 뒤섞여

왈츠를 춰대며 어디론가 흘러간다,

 

춥다,,,,

그 더웠던 여름엔 그렇게도 기다려지던 가을였건만,,,

춥다는 말,,절~~대루 안할꺼라구 해놓곤 배신때렸다.

 

오늘은,,,궁뎅이에도,,,팔에도 주사 한대씩 맞았다.

다시 시작된 감기 때문에,,,우라질 감기,,,

 

집에 들어오다 화단에

노랗게 핀 국화를 멍~하니 쳐다본다.

 

볼품없이 잿빛으로 변해버린 꽃들은

기죽은듯이 고개를 떨구고 움츠려있다.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는건

지는 꽃잎이 안타까워서,,,아니다.

바람이 차가워서,,,아니다.

 

아직은 안되는데,,,해야 할일이 많아,,,아직은 안되는데,,,

세월 앞에 자꾸만 약해져가는 내 정신과 육체,,,

 

바람을 맞으며 멍~~촛점없는 눈은

시들어져가는 꽃잎에 머문다.

 

흐르는 눈물은 따뜻하다,,,

그리고 짭다,,,

가을 햇살이 따뜻하다.

 

                       정언연

 

 

23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