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언연의 늪/◈ 감성 엣세이

엄마 49제 다녀와서,,,

보라비치 2011. 4. 24. 19:18

 

 

 

 

친정 갔다 왔더니 목단이 내 면상만 해졌네~

화창한 휴일의 날씨가 내맘은 이팔청춘인양 봄풍광 속으로

마구 뛰어 들고픈데,,,꾹꾹 눌러참구 조신하게 잘? 댕겨 왔다.

 

마지막 보내드리는 49제,,,불교에선 아주 큰 행사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너무 조촐한 행사,,,

잘 차려달라고 올케한테 봉투도 두둑하게 전했건만,,,

자꾸 잔소리하면 시누행사한다 할까봐,,,

지방마다 풍습이 다 다르다지만 이럴 수가,,,,,

꾹 입다물고 있으려니 부글부글 뒤틀리던 속이,,,

결국 산소가서 터졌다.

 

산소에 도착하기 무섭게 내뱉은 나의 첫 마디,,,

"엄마~아빠~!!!!

두분이 만나서 얼마나 좋길레 꿈에도 한번 안나타 나슈?

섭섭해 잉~잉~훌쩍,,,"

그냥,,,와앙~ 울음보가 터졌어,,,

 

행사도 행사거니와 산소에 챙겨 오는 것들도

제대로 준비가 안되어 있으니,,,

이건 순전히 엄마가 보고잡아서 우는 것만은 아닌거 같은데,,,

와라락,,,화가 머리끝까지 뻗치는거야,,,

 

"이게 뭐야? 49제가 무슨 장난인줄 알어?

엄마 마지막 보내드리는 날인데,,,,,"

 

아,,,,,,,역시 사람은 죽고나면 소용이 없나부다,,,

그래도,,,마지막인데,,,,너무 서글프고 야속하다,,,

동생은 안절부절,,,언니도 입 꾹 닫아버리고,,,

 

괜히 어설프게 챙겨온 올케들이 서운해서 눈물 밖에 안나오는데,,,

돌아오는 차안에서 눈치빠른 동생이 미안하다한다.

집에 들어와서 동생이 울고있는 날 이해시키느라 진땀을 빼네,,,,

 

십여년 전,,,

군수,도지사 상까지 받으며 한우 농장주로서 큰 꿈을 키워왔던 동생이

소 파동으로 점점 빚이 늘어나더니 급기야는 부도가 나고 폐인이 되었어,,,

아예 집을 나가버려 수원에서 건축일 하면서 술로 마음 달래며 몸도 다 망가지고,,,

올케는 병든 울엄마 보살피며 수년을 혼자 농사를 지어왔어,,,

 

이번에 엄마 돌아 가시면서 동생은 제정신이 돌아 왔는지

열심히 살겠다고 모두에게 약속을 했어,,,

모든게 제 자신이 못나서 리드를 못한 탓이라고,,,

아직은 나서서 뭐라고 할 능력이 없다보니 미안하다고,,,

앞으론 정말 열심히 해서 잘 하겠다고,,,

누나 섭섭한건 다 아니까 저를봐서 이해 해달라고,,,

 

그렇게 마음다져 먹고 열심히 살겠다는 동생이

너무 고마워서 더이상 아무말 못하고,,,

그저,,,고맙다고만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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