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언연의 늪/◈ 감성 엣세이

살아지는 것

보라비치 2006. 3. 23. 18:11

 

    +:+ 살아지는 것/정언연+:+ 나무는 가만 두어도 봄이면 새싹이 돋고 꽃을 피우다 다시 때가되면 스스로 옷도 갈아입고 벗는다. 그것은 시간이.. 바람이...세월이... 그렇게 하라고 시키는 것도 아니고 나무도 그렇게 되고 싶어서가 아니겠지 그건 단지... 그들 앞에서 그래야 되겠기에 그렇게 되는 것이리라. 그럼 우리는... 그냥 살아지는 것이기에 사는 것일까...? 혹여 살기 위해 혼신을 다해 용트림을 해대는 건 아닌지... 그럴 것이다. 어차피 쌀 거면서 늘 먹고, 어차피 다 써 버릴 거면서 악착스럽게 돈을 번다. 어차피 씻어 낼 거면서 온갖 값비싼 화장품들을 발라대고 어차피 나의 인연이 아닌 줄 뻔히 알면서 온갖 언변으로 유혹하고... 모든 것은 바람이다. 인생은... 살아 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인생 그 자체가 시간으로 똘똘 뭉쳐 있다고나 할까... 죽음의 순간까지도... 산다는 것은.... 틀에 박힌 듯이 꽉 짜여져 어떤 날은 숨이 멎을 것처럼 답답할 때 창문을 활짝 열고 바람을 쏘여 보렴. 가슴에 쌓인 그리움도..아픔도... 모두 바람에 날려보내렴. 또 자연이주는 바람이 아닌 바람!! 여지껏 살아온 방식을 벗어나 새로움을 시도하는 모션도 바람이다. 시간이 세월이고 세월이 시간이려니 시간이 흐르면 삶은 살아지는 것이고...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은 허공으로 사라지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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